평소 꾸준히 지켜야 할, 잠을 부르는 행동들
(tip: 낮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작년 여름 너무나 귀여운 책 한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잠이 오는 이야기”라는 동화책이었습니다. 잠이 오질 않는 밤, 꼬마아이가 ‘잠’이라는 친구를 부르는 내용입니다. 그 책에서 설명하기를, ‘잠’은 멀리서 오고, 매우 천천히 조심히 오기 때문에 잘 달래서 전략적이게(?) 데려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밌고 귀여운 설정인듯 하나, 사실 매우 정확한 말입니다. ‘잠’은 평생 우리 하루의 약 1/3의 시간을 차지해 왔지만 결코 쉬운 녀석은 아닙니다. 잠 들기 어려운 분들 많으시지요? 그래서 오늘은 멀리서 어렵게 찾아오는 ‘잠’을 부르는 행동들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잠에 드려면 일단 우리 몸이 언제 수면 단계에 들어서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잠에 들기 위해서 우리몸에서는 대표적으로 두개의 ‘시스템’이 작동을 합니다. 첫번째로는 “수면빚 sleep drive” (수면 항상성)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장시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을때 ‘배고픔’ 시그널이 쌓여가는 것처럼 우리가 수면을 취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에서 ‘잠’을 더욱 더 필요로 하여 ‘수면 빛’을 진다는 것입니다.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는 방금 수면빚을 다 갚은 상태이니 몸이 개운하겠지요. 그러다가 하루를 열심히 살고나서 늦은밤이 되면 수면빚이 쌓여있어서 우리의 몸은 “얼른자!” 라고 시그널을 보냅니다. 다른 하나의 수면작동 시스템은 “24시간 생체리듬 circadian rhythm”시스템 입니다. 우리의 몸은 자연스럽게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따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오전에 가장 많이 분비가 되고, 성장호르몬은 우리가 잠든 새벽에 분비가 되는 것처럼, 몸의 각기 다른 부분들이 다른시간에 일을 하여 오케스트라처럼 멋진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각성상태’도 이 주기를 따릅니다. 아침에 수면빚을 다 갚고 난 상태에서 각성상태는 올라가있습니다. 하루를 살 준비를 하게 해주지요. 그리고 잠시 오후에 떨어지기도 해서 우리에게 ‘식곤증’을 불러 일으키고 ‘오후 티타임’을 필요로 하게도 하지요. 늦은 밤이 되면 우리의 각성상태는 또 떨어집니다. 잠에 들 준비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 두 시스템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수면의 빚이 적절하게 쌓이고 우리의 24시간 각성리듬이 떨어지는 시간에 우리는 가장 효율적이고 쉽게 ‘수면’에 접어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 두 시스템에 대한 지식을 잘 이용하여 어떻게 우리의 몸을 ‘가장 수면에 잘 들어서는 상태’로 만들어 볼 수 있는지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첫째로는 수면의 빚을 취침시간 이전에 미리 갚아버리면 정작 자야할 시간에는 잠이 오지 않겠지요? 그리고 24시간 각성리듬이 잘 자리잡아 취침시간에는 각성상태가 떨어지게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밑에 지켜야 할 사항들 몇가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긴 낮잠, 오후 낮잠은 피하기
필요한 상황에서만 낮잠을 자도록 하고, 되도록이면 오전에 자도록 합니다. 오후 낮잠은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고 특히 취침시간에 가까워져서는 졸려도 저녁까지 참습니다. (참을때 카페인섭취는 안됩니다!). 목표는 수면빚을 최대한 취침시간까지 끌어모으는 것입니다!취침시간 전 미리 ‘잘 준비’를 해두기
잠에 드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시는 분들께 정말 필요한 습관입니다. ‘수면 루틴’을 정해놓고 취침시간 30분-1시간 전부터 실행하여 몸을 이완시키고 최대한 수면에 들어서기 위한 조건으로 만들어줍니다 (e.g., 체온은 조금 낮고, 심박이 내려가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 그 루틴을 실행하는 것이 생활화되면 우리의 몸은 취침시간에 가까워져서 저절로 몸을 더 이완시키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상태가 되어갑니다. 제가 불면증이 있으신 분들께 주로 추천하는 수면루틴의 공식은 [밝지않은 조명의 시원한 ‘침대 밖의 공간’에서] + [스크린은 꺼두고] + [책, 명상, 잔잔한 음악감상과 같은 잔잔한 액티비티를 하다가] +[취침시간이 되면 침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입니다. 핸드폰, 테블렛, 티비와 같은 스크린에서는 몸을 각성시키는 블루라이트가 나오기 때문에 만약 꼭 스크린타임이 필요하시다면 블루라잇 차단 안경이나 어플을 준비해 놓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침대에 누워서 걱정을 하시는 경우가 많으시다면 그 걱정거리를 일기에 적거나 미리 침대에 들어가시지 전에 다 하신다음 조금 더 안정된 상태에서 침대에 들어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억하세요, 목표하는 취침시간에 가까워질수록 몸의 각성상태를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일정한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따르기
생체리듬이 24시간 주기를 따른다고 말씀 드렸지요? 이 리듬이 가장 잘 자리잡고 지켜지는데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정한 수면시간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말에 수면빚을 다 갚아버린다고 늦잠을 자버려서 월요일 일어나기 힘든 경험을 누구나 해보셨을 것 같아요. 주말에도, 휴가를 가서도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신다면 우리의 몸은 그 시간이 되면 저절로 “잘 시간이네” 하며 수면에 들어설 수 있는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게 됩니다. 제 시간에 잠들기 어려우신 분들은 처음 몇주만이라도 지켜보세요!카페인 섭취 양을 줄이고 늦은오후에는 피하기
카페인은 수면빚이 있어도 없는것처럼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지요. 또한 각성상태를 높여주기 때문에 우리의 생체리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카페인 (커피, 차, 초콜렛)의 양을 줄이고, 오후에는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조정하기
빛은 우리의 24시간 리듬에 영향을 주는 매우 큰 요소입니다. 취침시간에서 먼 시간 (오전)일수록 햇볕을 많이 쬐여주고, 취침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저녁시간) 밝은빛을 피하시는 것이 우리 몸의 각성상태를 조절하는 것에 도움을 줍니다.수면 외에도 식습관과 운동 등 전반적인 생활에 패턴을 맞추기
늦은밤 운동은요? 자기전 목욕은요? 우리가 하는 행동 중 사실 우리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계속 파악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떠한 연구 결과들은 늦은밤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체온을 높여주고 몸을 더 각성시키기 때문에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하나,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습관이고 어떤사람들에게는 밤에 하는 운동이 수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만약 자기 전에 운동으로 인해 몸이 더 깨는 것 같다고 하신다면 다른시간에 맞추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목욕 또한 어떤 사람들에게는 몸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고, 어떤사람들에게는 몸을 깨우는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를 파악하시고 적절하게 수면루틴에 적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식습관 (식사시간, 양) 또한 우리의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쳐 몸을 각성시킬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를 하시고, 야식은 피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술은 숙면을 하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취기가 잠에 더 쉽게 들 수 있게 도와줄 수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깊은 수면상태를 유지하는데에는 방해가 되기때문에 늦은밤 과잉섭취는 피하시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위에 말씀드리는 팁tip들은 불면증이 심하신 분일수록 더 열심히 연습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잠자는 데에 대부분 문제가 없는 분들일지라도 가끔 여러날을 연속으로 못 주무실 때가 있을 것입니다 (가끔씩 짧게 오는 불면증상은 정상입니다!). 오늘은 전반적인 “수면”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이야기 해보았고, 다음주에는 더 집중적으로 “불면증”을 초래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만약 지금 심각한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심리치료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센터에 가셔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하겠습니다. 수면은 몸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뇌건강, 정신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수면부족은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매우 조심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