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과학 2탄 (불면증)

지속적으로 잠에 들기 어렵다면 시도해 볼 것들


열심히 하루를 살고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잠은 오지 않고…양도 세어보고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며 잠을 청하는데 오히려 정신은 더 말똥말똥해지는, 그런 경험을 누구나 다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참 힘들지요? 가끔가다 한번씩 불면의 밤이 있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나 이 증상이 지속되면 일상의 모든 부분이 조금씩 망가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감정조절도 어려워지고 집중력도 저하되고, 하루종일 피곤하지요.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에게서는 불면증이 참 흔히 보이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요즘 무엇때문에 잠들기가 어려우신가요? 밤이 무섭게 만드는 불면증, 일단 원인을 알아보면 증상을 개선하는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잠에 들기가 어려운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시고 그에 맞는 팁tip을 한번 참고해보세요:

  • 첫째, 생각이 많아서, 걱정이 많아서 잠들기 어렵다면? Tip #1 + Tip #2

  • 둘째, 피곤했어도 침대에 누우면 잠이 달아난다면? Tip #2 + Tip #1

  • 셋째, 환경적인 요인 (소리, 옆사람의 움직임, 온도) 때문에 불편하다면? Tip #3

  • 넷째, 아무리 늦은밤이 되어도 특별한 이유가 없이 잠이 오질 않는다면? Tip #4

  • 다섯번째, 몸의 통증이나 불편함으로 인해 잠들기 어렵다면? Tip #5


이 중에 하나라도 해당이 되시나요? 그럼 한번 밑에 설명해놓은 방법들을 연습해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모든 팁들을 다 읽어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

Tip #1: 잠들기 전에 생각을 최대한 비우기

저번주 포스팅 (www.kimhyunphd.com/psychology/-1- )에서 말씀드렸다 싶이, 우리 몸의 수면 싸이클들이 ‘잠’이라는 싸인을 보낼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몸과 마음이 가장 이완된 상태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씀 드렸지요. 걱정거리나 생각거리는 따로 시간을 마련해두어서라도 미리 다 생각하거나 기록해두고,  쉽게 잠을 이룰수가 없으면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걱정거리가 끝이나지 않는다면요? 어차피 그시간에 당장 걱정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것입니다 (‘비생산적인 걱정’에 대한 포스팅 참고: www.kimhyunphd.com/psychology/te9q1ubv4zm1hmdgotunhcb63ls44l). 자기전에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두고 “오늘은 여기까지.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필요하면 내일 더 걱정을 해보아야지”라고 매듭을 지어보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질테지만 이것도 수련을 통해 점차 쉬워지게 됩니다.
특히 “내가 오늘밤 잠을 못자면 내일 큰일이 날것이다”라고 미리 걱정을 한다면 불안함만 커지고 수면을 더 방해하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들을 어루만져주고 좀 더 유연하게, “내가 오늘밤 많이 못자도 난 내 업무를 다 마칠 수 있고, 내일밤 일찍 자면돼” 이렇게 바꾸도록 노력해보는 것입니다. (Fact: 하루쯤 잘 못잔다고 하여도 우리의 업무수행능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밤샘공부를 하던 학생때도 갑자기 피곤하여 기절을 한다거나 뇌가 고장나는 일은 없었지 않았나요?^^)

Tip #2: 침대와 침실은 오직 수면을 위해서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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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파블로브의 개’ 실험을 아시나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의 매우 대표적인 예 이죠. 개에게 매번 밥을 주기 전 종을 울렸더니 어느덧 그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밥이 올것이란 기대에 침을 흘리게 되었습니다. 어느순간 “종소리=밥”이란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몸과 마음도 어떠한 자극stimulus과 반응response를 연결짓느냐에 따라 ‘조건 형성’이 될 수가 있습니다 . 이 패러다임을 수면습관에 적용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침대에서 오직 잠만 잘 경우 침대는 ‘잠을 자는 공간’ 혹은 ‘잠을 불러오는 공간’으로 우리 뇌에 각인이 될 확률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침대를 보는 순간 우리의 몸과 뇌는 잠에 들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침대에서 티비를 시청한다거나 게임을 한다면 침대는 노는공간이 되겠지요. 침대에서 잠을 못자고 누워서 걱정만 하고 있으면 침대는 걱정을 하는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오히려 각성상태를 높이는 경우가 되겠지요? 침대를 더 ‘수면’과 ‘졸림’과 연관을 짓게 하려면 우리는 수면을 취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침대에서 나와서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잠이 드려고 누웠다가도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싶으면 침대에서 바로 나와서 편한자세로 몸/마음을 이완시켜주는 활동 (책읽기, 명상, 잡지읽기, 기도)을 하다가 몸이 졸린 신호를 보내면 그때 다시 침대로 살며시 들어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을 자다가 깨어서 쉽게 잠에 들지 못할 때에도 똑같이 해주시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미리 ‘나는 잠이 오지 않으면 ____에서 ____를 하겠다”라고 정해두시면 잠자리에 드실때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이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시계를 보면서 깨어있는 시간, 잠드는 시간을 체크하는 것은 잠이 드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Tip #3: 수면환경/위생sleep hygiene을 바꾸어보기

수면환경을 조금만 고쳐주어도 우리의 몸이 더 쉽게 잠들 수 있고 더 오래 수면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몇가지 방법은: 1) 귀마개earplugs 혹은 백색소음기white noise machine을 소음이 오는 경로에 놓아둠으로써 소리에 의해 깨는 것을 막는 것; 2) 옆사람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더 단단한 매트리스를 사용해본다거나 [수면이 더 정상적으로 돌아올때까지] 침대 파트너와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것; 3) 잠옷차림이나 이불의 두께, 방 온도를 조금 시원하게 바꾸는것; 그리고 4) 암막커튼을 이용하여 방을 어둡게 하는것..이정도가 있겠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침실을 최대한 ‘동굴’처럼 만들어주면 좋습니다 😉

Tip #4: 잘준비를 [제대로] 해주기

저번주 포스팅을 다시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www.kimhyunphd.com/psychology/-1-). 우리의 몸, 특히 각성상태는 루틴에 의해 많이 조정이 됩니다. 만약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전 포스팅에 말한 수면습관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마도 우리의 생체리듬이 잘시간에도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 않다던지, 우리가 그 시그널을 놓치고 있을 확률이 큽니다. 자기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시다면, 취침시간 한시간정도부터는 컴퓨터를 끄고 뇌를 바쁘지 않게 해주세요. 화려한 비쥬얼이 있는 그래픽을 보신다면 (게임, 티비) 몸과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한 루틴을 만들어주세요. 혹시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지 않으셨는지, 낮잠을 길게 주무시지 않으셨는지… 이 또한 생각해보셔야 할 사항들입니다. 수면 클리닉에서 추천하는 ‘몸을 이완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가슴과 배가 팽창이 되는 것을 느끼며] 크고 길게 심호흡을 하는 것입니다. Diaphragmatic breathing이라고 불리는 이 테크닉은 심박을 조절해주며 몸을 더 릴렉스시킨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유투브 비디오를 참고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g2wo2Impnfg  4분부터 보셔도 됩니다 ^^)

Tip #5: 전반적인 몸 건강상태를 챙기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집중 치료하기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일단 수면건강을 챙기기에 앞서 전반적인 몸의 상태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다른 기저질환 때문에 잠들기 어렵다면 불면증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건강검진과 주기적인 진료를 통하여 통증이 있는 부분의 이유를 찾고 해결을 하여야 수면을 적절하게 취할 수 있겠지요. 요가나 스트레칭은 몸의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기에도 효과적이니 전반적인 수면건강을 위해서 추천합니다. 만약 지금 사용하시는 침대나 베개가 불편하시다면 몸이 편하게 느끼는 매트리스를 찾고 수면환경 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폐경기의 여성들도 호르몬 레벨과 관련된 신체증상들로 인해 불면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적절한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먼저 ‘편한 몸’을 만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현재 심한 불면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여기 나온 내용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치료를 대체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단기간에 매우 뛰어난 장기long-term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기 약물치료의 옵션도 있지만 일단 수면클리닉이나 심리치료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변화가 두려워서 10년, 20년동안 불면증을 앓다가 드디어 치료를 받으로 온 환자들도 보았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 싶이 수면은 뇌와 심장을 포함한 우리 신체의 모든 건강과 관련이 되어있고, 부족할 경우 심각한 안전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꼭 어렵다고, 귀찮다고, 두렵다고 생각하지만 마시고 개선시킬 방법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모두 굿나잇~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