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은 조금 나아졌으려나”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너무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마음이 힘들어진 분들이 많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마음이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기에 즉흥적으로 이 토픽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어수선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지, 몇가지 생각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지금 이러한 뉴스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불편하고 힘든 감정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사회의, 다른사람의 불행이 나에게 슬픔이나 화, 혹은 불안함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우리의 감정기능 (emotional functioning)이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불안한 마음은 우리를 위험요소로부터 방어할 수 있게 대비를 시켜줄 수 있고,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끌어내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고마운 감정이 너무 충실히 작동을 해줄때 우리는 가끔 감정과의 거리를 만들어 줌으로써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해주어야 합니다.
Tip #1: 뉴스/소셜미디어와의 접촉을 줄입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해주어 매우 편리하지요… 지금 우크라가, 울진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고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확인(checking)’ 한다는 것은 사실은 우리의 불안함과 실망을 더 높이는 행동입니다. ‘확인’을 한다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불확실한 어떠한 미래/대상을 확실하게 만들고자 함이고 그것은 결론적으로 그 대상으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와지지 못하게 우리를 더 옭아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삶의 대부분의 해프닝은 (특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정복을 할 수 없고 확실함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다음에 ‘강박증’ 포스팅에서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더 뉴스를 읽고 더 소셜미디어에서 새로운 소식을 찾게될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너무 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면서 우리는 감정적으로 과부하(overload)를 느끼게 됩니다. 하루 종일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거나 가슴을 쥐어짜는 발라드만 듣는 다고 상상해보세요. 마찬가지로 뉴스 기사도 직접적인 감정적 자극을 주는 요소이고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 소모를 요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일단은, 티비나 핸드폰, 테블릿 등의 기기 사용을 줄이시고 잠시 뉴스와 소셜미디어에서의 휴식(break) 갖는 것을 권합니다. 일정한 기간동안 사이트에 접속을 하지 않는다거나 접속 빈도를 하루 한두번으로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Tip #2: 힘든감정을 ‘생산적인’ 액션으로 전환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방법은 절대 사회이슈에 무디어지거나 무지해지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세계곳곳의 소식들로 너무 감정적 이입을 하며 ‘비생산적이게’ 우리의 정신적 건강을 희생하지 말자고 권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의 이 정의로운 감정을 ‘생산적이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먼저 예전에 말씀드린 ‘생산적인 vs. 비생산적인 걱정’에 대한 컨셉으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링크).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편한 마음을 ‘생산적이게’ 잘 활용하려면 그 감정이 불러오는 욕구 (urge)를 실행할 수 있는 행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전쟁을 끝낼 수는 없지만 (=비생산적인 욕구),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난민들을 위하여 기부를 할 수는 있습니다 (=생산적인 행동). 코로나를 당장 완전 종식 시킬 수는 없지만 (=비생산적인 욕구), 외출시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적절한 거리두기를 실행할 수는 있습니다 (=생산적인 행동). 단번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없더라도 가능한 선에서 영향력을 발휘를 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나의 행동에 가치를 둘 수는 있는 것입니다. 슬픔, 화, 불안함, 이와같은 감정들은 힘 (영향력)이 없습니다. 우리의 감정을 효율적인 말과 행동으로 나타내는 그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감정을 슬기롭게 처리하는 과정을 배운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Tip #3: 나의 눈앞에 놓인 현재의 행복에 더 집중합니다.
머리속에 구글맵이나 네이버 지도같은 어플을 한번 생각해보아요. 내가 서있는 곳에서 줌아웃(zoom out)을 하면 나의 동네가 나오고, 더 줌아웃을 하면 도시, 나라, 대륙, 그리고 세계.. 이렇게까지 커질 수가 있겠지요. 지금 뉴스에서 보이는 세상은 내 눈앞에 놓여있지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더 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 더 큰 세상과 내 눈앞의 조그만 세상, 이 두가지는 공존하지만 확연히 다른 세상입니다. 여기까지 동의하시나요? 나의 큰 세상에는 전쟁이 있고 불길이 있습니다. 내 눈앞의 세상에는 컴퓨터가 있고, 나의 반려동물이 있고, 커피 한잔이 있습니다. 나의 큰 세상은 슬픔과 화와 두려움으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잠시 머리속에 되새기며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충분히 느낄 공간을 마련하여 줍니다). 그리고 나의 작은 세상에는 향기로운 커피와 나의 안전하고 포근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 또한 잠시 머리속에 되새기며 충분히 곱씹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두가지는 둘 다 사실일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의 감정도 두가지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1. 지금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나는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그리고
2. 나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커피 한잔 덕분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걱정에 휩쓸려 지내거나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느라 나의 눈앞의 행복을 받아드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위에 말한것과 같은 비생산적인 감정일 것입니다. 사회의 분위기가 무거울때 우리가 전반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 레벨은 더 높고, 나아가서는 자극적인 뉴스 컨텐츠에 간접적으로 트라우마(trauma)와 비슷한 현상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 불편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회상하게 되거나 악몽을 꾸는 경험들 말입니다). 이럴때일수록 더 기본적인 셀프케어 (수면, 식사, 휴식)에 집중을 하고 충분히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셀프케어에 관한 포스팅은 여기, 수면에 관한 포스팅은 여기와 여기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이야기한 팁(tip)들도 모두 적정한 바운더리(boundary)를 두는 연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와 세상의 적정한 바운더리, 그리고 나와 감정의 적정한 바운더리 연습이지요. 매번 강조하지만 일단 나 자신이 채워지고 행복할때 주변과 더 큰 사회에도 손을 뻗을 수 있습니다. 우리 함께 마음으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기부를 통해) 현재 사회와 온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기를 바라고 그리고 지금 당장의 우리의 마음도 잘 챙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