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 다스리기 4탄: 강박, 강박장애 (OCD)

나를 보호하려 만든 규칙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면

 강박’에는 여러가지의 형태가 있습니다. OCD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강박장애, 의미가 없는 물건도 버리지 못하는 저장장애 (hoarding disorder), 신체적 결함에 집착하는 신체변형장애 (body dysmorphic disorder), 손톱이나 머리를 지속적으로 뜯는  발모광 (trichotillomania)이나 피부뜯기장애 (excoriation) 은 모두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에서 생기게 되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결벽증과 완벽주의 또한 강박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모든 컨디션의 공통점은 두려움이 우리에게 “ OOO을 해야한다” 내지는 “OOO를 하지 않으면 내가 위험해진다”라는 집착에 가까운 생각패턴과 ‘규칙’을 만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예: 내가 지금 당장 손을 닦지 않으면 난 감염이 되어 죽을것이다,” “내가 지금 알파벳 순서대로 책을 정리하지 않으면 분명 나쁜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 규칙은 건강하지 않은 행동이나 생활습관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지속되었을 경우 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됩니다. (예: 오전 대부분의 시간을 손을 닦고 또 닦는 데에 허비한다, 책정리를 “완벽하게” 하느라 잠을 못잔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또 무엇이, 이러한 강박적인 규칙을 만들게 하는 것일까요?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많은 강박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는 유난히도 미래의 불확실함을 견디지 못하는 성향이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래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위험요소에 과도하게 불안함을 느낀다는 의미이지요. 그 이유는 미래의 위험의 대상 (threat)그 자체를 과대평가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또한 그 대상의 발생 확률 (risk)을 과대평가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박’으로 이어지는 이 불안함은 어떻게 접근하여 다스려볼 수 있을까요?

먼저, 잠시 시간을 두고 이 ‘불확실한 미래’라는 컨셉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을 가져봅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미래는 [대부분] 나의 컨트롤 밖에 있다… 여기에 동의하시나요? 우리가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요소들은 대부분 우리 컨트롤 안에 있지 않은 부분이 커서 그렇지요 (만약 동의하기 어려우시다면 생산적인 걱정과 비생산적인 걱정에 대하여 읽어보세요
링크)
불과 두달 전까지도 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019년의 우리는 코로나라는 판데믹이 시작될지 모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다시 밑의 아이디어를 한번 곱씹어보세요:

이 세상은 불확실하고,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지 나는 알 수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드릴때 우리는 어느정도 ‘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위험한 [미래의] 상황을 컨트롤 하려는 ‘강박적’인 ‘규칙’이 별 힘이 없다는 것을 더욱 강력하게 인식할 수 있게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비관적으로 들린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다음 부분이 매우 중요하니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세상 (=내가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이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열심히 살아나가고 있을까요? 이 불안정한 세상에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트라 (mantra; 주문)를 하나 제시해보겠습니다.

이 세상은 불확실하고,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를 포용하며 살아나갈 의지가 있다.
왜냐하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집착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현재 눈앞에 놓인 아름다운 삶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만트라를 가장 나에게 효과적이게 수정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예:
이세상은 불확실하고, 나는 정말 병균에 노출이 되어 죽게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결국 죽게될 수도 있다는 불확실함을 포용하며 살아나갈 의지가 있다.
왜냐하면 매일 너무 많은시간을 손을 씻거나 걱정을 하는데 허비하면서 현재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박장애에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법은 인지행동치료 (cognitive-behavioral therapy)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치료법은 내담자를 불안을 초래하는 요소에 노출을 시키고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것을 [다른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체하여] 방지하는 것입니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Exposure and Relapse Prevention 기법입니다) (예를 들면 결벽성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공중화장실의 손잡이를 만지되 손을 바로 씻지 않고 그 불편함/불안함을 다스리는 스킬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물론 나의 두려움의 대상에 노출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점점 더 치료를 통해 ‘미래의 위험에 대한 포용성’을 길러나갈 수 있습니다.전문가와 함께 차근차근 치료를 접근하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강박과 관련된 증상으로 힘든시기를 보내신다면 하루빨리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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