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아시안혐오범죄, 자연재해, 미세먼지, 뉴스에서 보는 많은 사건사고들.
세상에는 행복한 일도 많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일들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불안함은 불편한 감정이고 떨쳐버리고 싶은 경험이지만 모든 걱정이라고 다 나쁜 걱정은 아니겠지요. 걱정은 우리를 적절한 행동을 취하게 함으로써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보호시켜주기도 하고 미리 예방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걱정만 하면서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걱정을 좋은걱정 (“생산적인 걱정”)과 나쁜걱정 (“비생산적인 걱정”)으로 나누어 보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너무 많은/심한 걱정때문에 지금 일상생활이 불편하시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계신다면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일 가능성도 있으니 심리치료 클리닉/정신건강 의학과를 찾아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생산적인 걱정은 도움이 되는 걱정이고, 우리가 미리 현실적인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액션을 취하게 해줍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떠한 걱정요소가 생산적이다라고 판단한다면 바로 “To-do list” (해아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 미리 준비를 해놓으면 됩니다. 우리의 컨트롤 안에 있는 걱정이라면, 걱정을 액션 아이템으로 만들어 차차 해결해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오늘 날씨가 추워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이다”라고 한다면 옷을 따뜻하게 입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방안이 있겠지요.
그와 반대로 비생산적인 걱정은 우리의 컨트롤 밖에 있는 상황이나 비현실적인 상황에 대하여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대비를 할 수 없는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걱정을 하면서 감정과 시간소모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내가 암에 거릴까봐 걱정이다”라고 한다면 최대한 건강은 챙기되 그 외에 컨트롤 할 수 없는 요소는 마음속에서 잘 다스려야 우리가 걱정에 지배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겠지요? 저는 실제로 자신이나 가족이 큰 병에 걸릴까봐 하루종일 질병에 대하여 인터넷 서핑을 하고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수시로 연락을 하여 체크를 하는 클라이언트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걱정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디서부터 비생산적인 걱정이 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회적 거리유지를 하고, 마스크를 끼고,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선까지는 할 수 있지만, 지나친 걱정은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다른일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지요.
그렇다면, 지금 나의 걱정이 생산적인지 비생산적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먼저 지금 가지고 있는 걱정에 대한 몇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만약 위의 질문들의 답이 “아니다”/”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라면 아무래도 비생산적인 걱정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의 컨트롤 밖이기 때문이지요. 비생산적인 걱정이 우리의 머리속을 지배하다 보면 우리의 감정이 소모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경우 학업이나 일,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걱정들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최대한 풍요롭게 사는것을 방해하지요. 위험요소라고 받아지는 것들을 피할 수 없으면서도 피하려고 애쓰게 되니까요.
앞서 생산적인 걱정의 경우에는 걱정하는 일에 대비하는 솔루션을 찾고 계획을 세우면 된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렇다면 비생산적인 걱정은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요? 먼저 이 걱정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생산적이다’ 라고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것만으로도 걱정의 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걱정’이라는 녀석은 머리속으로는 받아드릴 수가 있어도 마음으로부터 떨쳐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마음수련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테라피를 통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익히게 되고, 그 방법은 하나씩 차차 소개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받아들이는’ 첫 시작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긴 호흡을 내쉬어보세요. 3초간 들이시고 3초간 내쉬는 긴 호흡을 내쉬면서 나의 심장박동이 조금 안정을 찾는 것을 느끼고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이야기 해보세요.
“아 내가 지금 현실적이지 않은 (혹은 피할 수 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
“나는 지금 _______를 (암에 걸리는 것을) 걱정하고 있구나. 나는 불안하구나. 이것은 나의 불안함이구나.”
“지금 내가 이렇게 걱정만 하고 있다는 것은 ______를(정말 암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안되겠구나”
”진짜 현실은, 나는 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고, 지금 현재 나는 (혹은 내 가족은) 이렇게 잘 살아있구나.”
신기하게도 우리는 우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지만, 그 한계를 알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 우리 삶의 컨트롤을 다시 쥐게 됩니다. 문제해결을 할 부분과 하지 못할 부분을 구분짓는 것. 그것이 우리의 불안함과 걱정을 슬기롭게 다루는 첫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불안함이 엄습하고 마음이 힘들때 꺼내보는 기도문으로 이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우리가 종교가 어떻게 되었든, 우리가 스스로는 컨트롤 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가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어느정도 찾을 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
---- 라인홀드 리버의 평온을 비는 기도 (Serenity Prayer)----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한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